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인 닝더스다이(CATL)가 새로운 나트륨 배터리를 고객사와 함께 구현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중국 내부에서 나트륨 배터리 상용화에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9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CATL은 지난 17일 고객사와 함께 새로운 나트륨 승용차용 배터리가 순조롭게 개발 중이며, 내년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CATL은 지난 2021년에 셀 에너지 밀도가 160Wh/kg인 1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셀 에너지 밀도가 175Wh/kg인 새로운 나트륨 이온 배터리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는 리튬 인산철 배터리의 일반적인 성능인 185~190Wh/kg에 근접한 것이다.
이와 관련 CATL은 새로운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175Wh/kg에 달하고, 순수 전기 주행 거리가 500Km나 넘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 승용차 시장 숭의 40% 이상을 충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나트륨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리튬이 아닌 나트륨을 사용한다. 화재 등 안전성이 높고, 저온 방전 유지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삼원계 리튬배터리와 리튬 인산철배터리와 달리 흑연(음극제)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나트륨 배터리가 상용화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기술적 문제 때문에 나트륨 배터리는 저속 전기차 또는 이륜차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리튬 매장량이 제한적이라는 점, 즉 전기차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추후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나트륨 배터리가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 지난 2022년 리튬가격이 t당 50~60만 위안까지 치솟자 대체제로 나트륨 배터리가 급부상했다. 하지만 20022년 말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CATL이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 CATL은 지난 15일 자사 새로운 나트륨 배터리(GB 38031-2025)가 '전기 자동차용 파워 배터리 안전 요건' 인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증을 받은 나트륨 배터리가 대규모 적용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오환 CATL 승용차 및 사용차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4월 "중장기적으로 나트륨 배터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향후 리튬 인산철 배터리 시장의 절반 가량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리튬 인산철 배터리가 삼원계 리튬 배터리를 대체한 것과 같이 향후 나트륨 배터리가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차량용 배터리 누적 설치 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1% 증가한 417.9GWh다. 이 가운데 삼원계 배터리 누적 설치 용량은 전년 대비 9.7%감소한 77.4GWh다. 이는 전체 설치 용량의 18.5%에 부과하다. 반면 인산철 배터리는 전년 대비 무려 65.1% 증가한 340.5GWh다.
현재 나트륨 배터리와 리튬 인산철 배터리의 양산 원가는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나트륨 배터리가 본격 상용화되면 나트륨 배터리의 핵심 경쟁력인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간 1500만대 이상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완성차 업계에선 나트륨 배터리의 상용화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