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무원이 자동차 업체간 가격 경쟁 문제를 상무회의에서 논의하는 등 '내권식(内卷式, 제살깎아먹기식)' 영업행태를 질타했다.
국무원 상무회의 종료 이후 관련 부처가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불합리한 경쟁을 전면적으로 시정하겠다는 내용의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과잉생산 등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민낯이 제살깎아먹기식 가격경쟁으로 드러난 만큼 중국 자동차 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 제일재경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시장감독총국은 공동으로 특별 좌담회를 열고, 신에너지차 산업 경쟁 질서를 더욱 규범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16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신에너지차 산업 경쟁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용 조사와 가격 모니터링 강화, 자동차 생산 감독 강화, 협력업체 대금 결제 기한 등 3가지 사항에 대해 명확한 조치를 주문했다.
이에 지난 17일 비야디(BYD)그룹과 베이징자동차그룹,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 관련 기업 및 유관기관 관계자를 소집, 신에너지차 산업의 비이성적 경쟁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3개 부처는 특별 좌담회에서 내권식 가격 전쟁 문제에 대해 진정한 경쟁은 가격이 아닌 가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술 혁신과 품질, 브랜드 등 다차원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왕톄 중국자동차전략정책연구센터 주임은 "완성차 업체의 비용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는 덤핑으로 시장 절서를 혼란시키는 방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권식 경쟁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금 결제일도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대금 결제일이 최장 164일에 달한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부품 등을 납품한 후 5개월이 지나서야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부품 납품 업체가 도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불공정 거래 내용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고 급기야 60일 내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완성차업체들의 약속이 이어졌다.
공업정보화는 이달 초 전국 중소기업 대금 위약 및 체불 신고 플랫폼을 개설, 자동차 협력업체 대금 결제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지난 5월 31일 '공정한 경쟁 질서 유지 및 업계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행동 강령(이하 행동 강령)'을 발표하며 중국 완성차 업체간 가격 경쟁을 비판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민낯이 드러났다.<본지 5월 31일자 '中 자동차공업협회, BYD 가격 할인에 경고' 참조>
중국 내부에선 2~3년가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자동차산업의 병폐가 드러났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자백 형식의 문제 지적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과 판매는 각각 696만8000대와 693만7000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1.4%와 40.3% 증가한 것이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신에너지차의 비중은 44.3%에 달한다.
천스화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부비서장은 "신에너지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은 이익구조 측면에서 압박받고 있는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우려했다.
중국 국무원이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의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만큼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토종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중국에 진출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까지 어려움을 겪음 만큼 이번 중국 국무원의 지도 강화에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