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중국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16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가격 할인 등 과잉경쟁에 따른 중국 자동차 산업 몰락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 상하이증권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중국자동차포럼'에서 이같은 전망이 나왔다.
푸빙펑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비서장은 포럼에 참석, 올 상반기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가 약 694만대이며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44.3%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 신에너지차 판매가 9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연간 기준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1600만대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보급률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뜻이다.
당초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보급률 50% 달성은 2035년이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1∼2035 신에너지산업 발전 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 보급률을 25%까지 올린 후 2030년 40%, 2035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푸 비서장의 보급률 50%는 연간 기준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당초 목표를 10년이나 앞당기게 됐다.
배터리 기술 발전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각 업체간 경쟁이 낳은 성과다.
푸 비서장은 "신에너지차가 시장의 주도적인 세력으로 자리잡는 등 자동차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등 중국은 전통 연료차에서 신에너지차로의 전환을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브랜드가 국제 시장에 진출해 전세계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의 언급처럼 중국 신에너지차 기술과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업체가 난립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됐고,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파산하는 업체가 속출했고,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는 완성차 업체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딜러망이 적자에 허덕이면서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고, 소비자의 AS 불만도 적지 않다. 완성차 협력업체 역시 가격 인하 전쟁의 유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납품 대금 지급 기한을 장기화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결국 중국 내부에서 '내권식(内卷式,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한 목소리가 공식화됐고, 급기야 당국이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의식한 듯 푸 비서장은 이날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시장을 전환하기 위한 장기적인 작업 메커니즘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인퉁웨 치루이(체리)차 회장은 "내권식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당국의 협력업체 납품 단가 대금 기일 단축을 환영했다.
중국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2025년 자동차 생산 기업 및 제품 생산 일관성 검사 업무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며, 자동차 생산업체에 대한 감독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6월11일자 '車 과잉 경쟁에 제동 나선 中 당국' 참조>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일을 60일 이내 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납품 대금 지급일은 127일~164일이었다.<본지 6월 12일자 '중국 車 판매는 증가하는데...깊어지는 고심' 참조>
해외 기업들도 중국 내권식 경쟁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BMW 중화권 사장은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중국 자동차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한다면서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중국 자동차산업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자동차산업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는 대략 120여개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생존할 수 있는 브랜드는 10% 내외라는 게 정론이다.
중국 내부에서 2~3년 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