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시장이 다시 가격인하 전쟁 조짐을 보이자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경고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31일 차이롄서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31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공정한 경쟁 질서 유지 및 업계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행동강령'을 발표했다.
협회는 특정 기업은 시장을 독점해서는 안 되며, 경쟁 업체의 생존 공간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원가 이하로 상품을 덤핑하거나, 소비자를 오도하는 허위선전 행위를 하거나, 시장질서를 교란하거나, 업계와 소비자의 근본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협회는 최근 친환경차(신에너지차)의 판매가 40%를 넘는 등 중국의 신에너지차 산업이 급속히 발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무질서한 가격 전쟁으로 인해 업계의 수익성이 감소하는 등 중국 자동차 산업이 악순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지난 23일 이후 특정 자동차 회사가 앞장서서 대대적인 가격 인하 캠페인을 시작, 여타 경쟁 회사들까지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가 언급한 특정 회사는 비야디(BYD)로 보인다.
비야디는 지난 23일 '618' 쇼핑 축제를 앞두고 자사 22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34%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1위 비야디가 할인에 들어가자 지리차 등 경쟁 업체들이 앞다퉈 할인 카드를 꺼내며 맞불을 놨다.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의 결과는 잔혹한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안전과 권익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협회는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모든 완성차 기업의 공정 경쟁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특정 회사를 겨냥,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 자동차 산업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중국 내부에서도 가격 할인 등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 '헝다그룹'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발언, 가격 할인 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본지 5월 28일자, 창안차 회장, "둥펑과 합병은 중국 車산업에 좋은 사례" 참조>
주화룽 창안자동차 회장도 가격 경쟁 심화 등 중국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치열한 경쟁 단계는 건강한 단계로 진입하는 시작"이라며 그간 많은 산업이 매우 고통스러운 단계를 거쳐 왔다고 우회적으로 가격 인하 경쟁에 대해 우려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가격 할인 경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공식적 발표와 관련 중국 당국의 직간접적인 입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야디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이자, 중국 자동차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당국의 우려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협회가 가격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비야디를 지목한 만큼 할인 폭 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업정보화부 관계자는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제시한 행동강령을 지지한다면서 관련 부처와 협력, 불공정 경쟁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질서한 가격 경쟁은 전형적인 퇴행적 경쟁이며 가격 전쟁에서 승자는 존재하지 않고 미래 역시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