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 관세 부과로 자동차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 중국산 자동차는 모두 14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나 증가했다.
판매 증가로 인해 중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도 전년 2.5%에서 4.5%로 2%포인트(p) 증가했다.
EU 집행위원회(집행위)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5년간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EU 집행위의 결정에 상무부 등 중국 당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EU 집행위 결정 이후 중국 내부에선 당분간 전기차 등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과 달리 중국산 자동차의 EU 수출이 늘어난 것은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등 석유를 넣고 달리는 구동계와 전기를 충전해 달리는 구동계가 모두 탑재된 차량이다.
잦은 화재와 충전 시간 등의 문제로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친환경차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기차로 분류가 되지 않으면서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10%의 기본 관세가 부과된다.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관세 압력에 직면한 중국 업체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재경 등은 올 1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가 전년 대비 무려 368%나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3월 한 달간 비야디(BYD)와 체리차가 유럽에 각각 3269대와 757대의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했다. 3월 유럽에 판매된 비야디 친환경차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41%를 차지했고 상하이차 역시 49%에 달했다.
3월 기준 유럽에 판매된 친환경차 가운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한다고 제일재경은 덧붙였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협회(CPCA) 사무총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EU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내연기관 차량의 대체품을 간주되는 경향이 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벤츠와 BMW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경쟁력이 낮아 중국 토종 브랜드가 침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추이 사무총장은 부연했다.
비야디는 올해 독일 시장에 새로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두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는 등 중국 업체들은 유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성숙되기 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집중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