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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국 車산업 구조조정 신호탄···합병 수순 밟는 창안·둥펑

양사 합병 시 BYD 뛰어넘는 글로벌 4위권···중국 당국 국유기업 경쟁력에 무게
충칭시 중심으로 재편···중국판 디트로이트 될 가능성에 무게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합병이 무산된 가운데 중국 국유기업인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한다. 창안차와 둥펑차의 합병은 중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해석된다.


일부 중국 매체들 사이에서 나온 창안차와 둥펑차의 합병 설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두 회사의 합병을 언급, 두 회사의 합병이 기정사실로 받아드려지는 분위기다.


인민일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통합의 물결을 경험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중국 경제망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창안차와 동풍차의 합병은 지난 9일부터 흘러나왔다. 이후 중국 여러 매체들이 창안차와 동풍차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신호탄을 언급했다.


지난해 동풍차의 신차 판매량은 248만대다. 창안차는 지난해 268만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의 합산 판매 대수는 516만대다. 이는 중국 1위 자동차 회사인 비야디(BYD)의 판매 실적을 뛰어넘는 숫자다.


지난해 BYD의 판매량은 427만대다. 글로벌 판매 순위 5위다.<본지 2월 6일자, 中 내수의 힘···BYD 글로벌 완성차 '톱5' 참조>


창안차와 동풍차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중국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 두 회사 모두 모태가 가솔린 등 기존 에너지차 중심의 회사라는 점이다. 또 제품 기획과 경영철학, 기업문화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양사 모두 자체 급망 및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생산 거점이 우한과 충칭이라는 지리적 거리가도 존재한다.


우한은 '신에너지차 산업 활성화'를, 충칭은 '스마트 제조 센터'는 내걸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사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각 지역이 추진하는 큰 그림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상 자동차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충칭이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부에선 두 회사이 합병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합병이 성사되면 우한 또는 충칭 한 곳이 중국판 디트로이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두 기업이 합병 추진은 신에너지차(친환경차) 패권, 즉 신에너지차 시대 발언권을 국유기업이 가져야 한다는 중국 내부의 속내로도 읽힌다. 양사 합병 이후 통제권은 여전히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가지게 된다.


지난해 기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60%를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60%를 돌파했다. 지난해 중국 승용차 판매 대수는 모두 2756만3000대다. 이 중 중국 브랜드 승용차 판매 대수는 1797만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65.2%가 중국 브랜드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보급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해외 브랜드들이 설 자리가 크게 줄었다. 토종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BYD와 지리차 등 민간 기업이 주도했다. 중국 당국이 지원을 받는 국유 자동차 기업이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된 셈이다.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부에선 중국 자동차 산업이 '합작의 시대'에서 '독립(토종) 시대'로 전환됐다는 시각이 뚜렷하다.


창안과 동풍 합병 후 하이드리드 기술에 대한 특허를 공유,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합병 옹호론도 나온다. 또 합병시 기술과 공급망, 판매 채널 통합이 우선 추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유자동차기업의 전기화 및 지능화 전환이 민간 기업에 뒤처져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중국 자동차 산업이 외국 브랜드와 합작을 통해 가솔린 등 전통적인 연료 구동 모델에 의존해 온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유 자본을 전략적 신흥 산업에 집중, 신에너지 분야로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난해 초부터 중국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언급해 왔다.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에는 70개가 넘는 자동차 회사(그롭 기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판매되는 브랜드만 120개가 넘는다. 상위권 밖의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적자생존'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해 왔다. 중국 내부에선 창안와 동풍의 합병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사 합병이 이뤄지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국 내부의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