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부동산 구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주택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자체 금리 결정권을 일부 부여받은 은행권이 부동산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9월 70대 주요 도시 상업용 주택 판매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선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과 같은 보합세를 보였다.
중국의 부동산가격 통계는 크게 1~3선 도시로 구분된다. 1선 도시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개 도시를, 2선은 톈진, 다롄, 난징 및 항저우, 닝보, 칭다오, 충칭 등 31개 도시를, 3선은 지린, 우시, 쉬저우 등 35개 도시다.
1선 도시 가운데 가격이 상승한 곳은 베이징과 상하이 뿐 여타 주요 1선 도시의 가격은 하락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은 전월 대비 각각 0.5%와 0.4% 상승한 반면 광저우와 선전은 각각 0.6%와 0.5% 떨어졌다. 중고 주택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가 전월 대비 각각 0.7%와 0.6% 상승했고, 광저우는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선전은 가격이 전월과 같았다.
신축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로 가격을 비교하면 베이징과 상하이가 각각 2.9%와 4.4% 상승했고, 광저우와 선전은 각각 1.7%와 3.0% 떨어졌다. 중고의 경우 4대 1선 도시의 주택 가격은 1.0~1.9% 하락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핵심 1선 도시는 그나마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2~3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찬바람이다.
2선과 3선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0.3%씩 떨어졌고, 2선과 3선 도시 중고 주택의 경우 전월 대비 0.2%와 3.5% 하락했다.
9월 기준 70개 도시 가운데 신축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진 도시는 전월보다 1개 늘어난 45개에 달했고, 중고 주택의 경우 전월 66개에서 67개로 늘었다.
중국 당국이 '주택은 투기가 아닌 주거'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일부 부동산 규제를 풀고 있지만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중국 내부의 분석이다. 부동산투자회사의 잇단 채무불이행에 따른 불안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전날 공개한 9월 말 기준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8조7269억 위안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 등 주택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준 6조6279억 위안이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개발 기업의 건설 면적도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고, 아파트 등 주택 건축 면적은 7.4% 줄었다. 9월 전국부동산지수는 93.44로 지난 4월 94.73을 정점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 내부에서 부동산 경기가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판매와 소매 상품 판매를 통해 내수를 부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 온 만큼 중국 당국이 추가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