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기업들이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이하 뮌헨 모토쇼)'에 대거 참석, 유럽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전기차의 비교우위는 역시 가격이다.
오는 2030년 유럽 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눈독을 드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비야디(BYD)가 독일 뮌헨 모터쇼에 하이바오(씰) 모델과 쑹 플러스 EV 챔피온 에디션 등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인다고 6일 보도했다.

펑파이는 이와 관련해 중국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과 인프라, 소비자 태도 등을 감안하면 유럽이 가장 빨리 발전할 수 있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수여우싱 BYD 유럽 판매 총괄 책임자는 "BYD 전기차가 지난해 유럽 15개국에 진출했다"면서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현지 파트너와 함께 유럽 전역에 14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메이커 샤오펑(XPeng Motors)도 유럽 진출을 놀리고 있다. 샤오펑은 'G9(SUV)'과 'P7i(세단)' 해외형 모델을 내년 독일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펑파이는 이번 뮌헨 모터쇼에 7개 중국 전기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참가했으며, 중국 기업의 부스가 독일 기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가격 경쟁력 앞세운 中 전기차
중국 전기차의 최대 경쟁력은 가격이다. 실제 스위스 투자은행인 USB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BYD 하이바오(씰) 모델은 동급 모델과 비교해 25%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USB는 BYD 하이바오 모델을 분해, 가격 경쟁력을 분석했다.
BYD 하이바오 모델은 또 테슬라 모델3(상하이 생산 기준)와 비교해 약 15%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USB는 BYD 하이바오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부품의 약 75%를 BYD가 자체 생산하는 등 중국 현지 공급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궁민 USB 중국 자동차산업 연구책임자는 "중국 전기차의 가격은 유럽 완성차 메이커들이 생산한 것보다 25% 정도 저렴하다"면서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저렴한 생산요소 등 관련 산업의 수직계열화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 현지 생산을 할 경우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확실한 기술경쟁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궁 연구책임자는 이어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현재 17%에서 33%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저가 전기차의 한계
유럽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인 자토 다이나믹(Jato Dynamic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평균 전기차 가격은 3만2000유로 미만이다. 반면 유럽 완성차 업체의 평균 가격은 5만6000유로다.
유럽 전기차 가격 시장은 크게 3만 유로 미만과 4만 유로 미만, 4만 유로 이상으로 구분된다. 중국산 전기차 가격대는 대부분 4만 유로 이하다. 볼륨을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가 브랜드로 성장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볼륨 모델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만큼 중국 전기차의 파죽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루카 드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원가 격차를 줄어야 한다"면서 "제조 비용이 떨어지면 판매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내년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펑파이는 중국 전기차 기업의 유럽 고급차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중 하나로 브랜드를 꼽았다. 고급 브랜드 인지도 없이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펑파이는 이어 브랜드 인지도 구축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제라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피터 리처든슨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기술 연구 담당 부사장은 "중국 전기차 장기 과제 중 브랜드 인지도 구축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극복살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현대기아차는 30년 전 유럽에서 이름없는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유럽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펑파이는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EAMA) 자료를 인용, 오는 2030년 유럽 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60%에 달할 것이며, 이는 전 세계 보급률 26%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