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관련 기업들이 최근 줄 도산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철강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건설회사들이 자금난에 봉착, 철강 등 원자재 대금을 갚지 못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중국 철강신문망과 상하이증권보, 중국포춘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쓰촨성과 장쑤성, 저장성, 구이저우성, 톈진시 소재 철강 관련 중개 기업들의 파산 및 청산 신청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 6월부터 파산 및 청산 신청하는 기업이 나타났으며, 현재까지 28개 철강 중개 회사들이 부도 처리됐다. 이들 기업은 주로 장쑤성과 장시성, 광둥성 등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장쑤성에서 많이 나왔다고 중국포춘네트워크는 전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및 건설회사 경영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은 주로 철근을 유통하는 기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하이 한 철강 관련 기업 관계자는 "많은 철강 관련 기업이 문을 닫는다는 말은 약간 과장됐지만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수요 부진 및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2.5% 증가한 6억2651만t이다. 같은 기간 소비량은 5억7759만t으로 전년동기 대비 0.3% 늘었다. 공급과 수요에 다소 격차가 있지만 철강 관련 기업들이 줄 도산할 정도는 아니다. 이는 조선과 자동차, 가전제품 등과 관련이 깊은 후판이나 냉연강판의 수요는 좋은 반면, 철근 및 철강 등 건설과 관련된 수요는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7일 기준 상하이선물거래소 주요 철근 선물 가격은 t당 3704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중순 가격과 비교해 t당 500위안 이상 떨어진 것이다. 현물 시장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지난 3월 13일 t당 4400위안에 달했던 철근 가격은 17일 기준 3772위안에 거래됐다. 4개월 새 t당 628위안이나 떨어졌다.
중국 매체들은 자금난에 봉착한 철강 중개 기업들이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내부에선 부동산 침체와 함께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압력에 따른 수요 약화, 미국 등 서방 진영의 패권주의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철강 등 원자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를 꼽을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강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 철강 중개 산업이 영세한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관련 산업이 성숙하지 않아 경기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가구와 가전, 철강 등 관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