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주력 항공기가 미국을 대표하는 보잉의 항공기를 추월했다. 보잉의 주력 항공기는 B737 시리즈다. 에어버스는 A320 패밀리다.
B737은 그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항공기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A320이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8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해외 매체를 인용, 에어버스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플라이나스항공(이하 나스항공)에 A320를 인도하면서 누적 인도량에서 B737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B737은 보잉이 개발한 중형 항공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트 여객기다.
반면 A320은 1988년 출시된 중형 항공기다. 후발 주자인 만큼 그간 B737 아성을 넘지 못했다.
A320은 최근 사우디 나스항공에 인도된 항공기를 포함 모두 1만2260대가 인도됐다.
A320과 B737 판매량 역전현상을 바라보는 중국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중국은 중형 항공기 C919를 개발, 전 세계 중형 민항기 시장에 도전장은 내밀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운항관련 핵심 부품 없이는 C919를 생산할 수 없지만 자체 개발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A320과 B737 판매 역전현상은 중국에도 기회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60여년간 이어온 B737의 아성이 깨졌다는 점에서 C919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보잉의 안전에 대한 신뢰감을 간접적으로 표기했다. 지난 2018년 10월 2019년 3월 두 건의 B737 사고를 언급했다. 사고 이후 조사 결과 B737 항공기의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 취약점이 발견, 보잉 항공기의 품질과 안정성에 심각한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도 보잉 항공기이 판매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지난 2022년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방중에 맞춰 에어버스 여객기 140대를 구매했다. 당시 계약 금액만 우리 돈 22조원이 넘는다.
중국은 또 2023년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중 기간 에어버스 여객기 160대를 추가 구매했다.
보잉 여객기 대신 에어버스를 계약하며 중국의 구매력을 과시했다.<본지 6월 9일자 '中 보잉 항공기 수입 금지 조치 해제한 까닭은' 참조>
중국이 보잉 사고 이후 보잉 인수 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은 지난 6월이다. 미국 상무부의 항공기 관련 핵심 부품 수출 허가 중단 조치에 반응한 것이다.
중국의 보잉 항공기 인수 금지 조치 해제는 표면적으로는 보잉 안전성 문제지만 이면에는 관세 문제와 C919 핵심 부품 수출 금지에 대응한 조치다. 중국은 지난 4월 B737 맥스(MAX) 3대를 돌려보낸 바 있다.
중국 매체들은 에어버스와 보잉이 향후 10년 이내 차세대 항공기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항공기 엔진의 획기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양대 항공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의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