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내수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LPR)와 지급준비율(RRR)을 낮추는 등 완만한 통화정책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신용 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3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행과 건설은행, 초상은행 등 여러 대형 은행들이 연 3%대의 기업 및 사업자 신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LPR 인하 등으로 개인 대출 금리는 물론 기업 및 사업자 신용 대출 금리까지 인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은행들은 별도 금리 할인 쿠폰을 발행, 기업 및 사업자 신용 대출금리가 2.6%대까지 하락했다.
중국 매체들은 LPR 및 RRR 인하로 인해 은행권이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에선 소비자 대출 고시 금리보다 더 낮게 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암묵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리 규제 요건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 간 대출 경쟁이 시작되면서 기업 및 사업자 대출이 저수익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기업 및 사업자 대출은 법인세 납부 실적과 개인 신용 상태, 퇴직연금 및 사회보장 납부 증명서가 신용 대출 승인의 기준이 된다. 일부 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는 3%로 고시한 후 타깃 고객에게 별도의 금리 할인 쿠폰을 제공, 고시금리보다 0.3%포인트 더 낮게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제일재경은 이전에는 은행 간 경쟁이 주로 소비자 대출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기업 및 사업자 대출로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RRR가 인하되면서 은행권에 추가로 대출 여력이 생긴 탓이다.
제일재경은 대출 여력이 커지 은행들이 특정 업종 종사자 등을 위해 맞춤형 신용 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대출도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은행들이 고시 대출 금리 3%를 내세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쿠폰 등을 활용, 대출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금융권은 은행권 대출 여력이 커졌지만 대출 수요는 크지 않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이 돈이 풀리고 있지만 실제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약한 것이 현실이다. 돈이 풀려도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 전체 순이자마진은 1.43%이다. 반면 부실채권 평균 비율은 1.51%로 순이자 마진과 부실채권 비율이 역전됐다. 대출 이자로 번 돈보다 대출 부실로 손실 난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올해 1분기 상장은행 42곳 가운데 19곳의 순이자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중국 1금융권인 은행권에 자칫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중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쑤샤오루이 쑤시즈옌 선임 연구원은 "은행들이 대출 물량으로 가격(금리) 부담을 메우려하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 대출 금리의 추가 인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