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당초 예고한 대로 15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지준율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통상 0.25%포인트 인하 시 5000억 위안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효과가 있다.
15일 신화통신과 증권일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앞서 지난 7일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 관련 설명회에서 1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또 자동차금융사와 금융리스사의 지준율은 기존 5%에서 0%로 인하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춤에 따라 중국 은행권의 평균 지준율은 6.2%로 낮아졌다.
지준율은 기준금리(LPR)를 손대지 않고 시중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통화정책이다. 지준율이 0.5%포인트 인하됨에 따라 우리 돈 약 194조원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중국 내부에선 경기부양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빈 중국 민생은행 수석 연구원은 "지준율 인하로 신용 공급 능력이 효과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내수 촉진과 은행의 금리차 압력도 효과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내부에선 올초부터 통화당국이 상황에 따라 지준율을 우선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속적으로 내놨다. 지준율 인하가 은행권의 부채 비용 절감 및 순이자마진 축소 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준율 인하를 요구해 왔다.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 사 및 금융리스사 지준율이다. 기존 5%에서 0%로 인하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및 금융리스사의 현금 활용도가 높아졌다. 중국 일각에선 '암묵적 하한선'이 깨진 셈이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내부에선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감안,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대신 지준율을 통해 실물경제을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리차오 중국 저상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전체로 볼 때 중국 통화정책은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올해 지준율을 추가로 0.5%포인트 더 낮출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원빈 중국 민생은행 수석 연구원도 "중장기 자금을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해 올해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고 예측했다.
중국 금융계에선 기준금리 격인 LPR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에 향방에 따라 인민은행이 LPR를 손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부동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인민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만 인하하는 핀셋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