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한 중국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6000억 위안(한화 약 117조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다.
중국 재정부는 국채 및 초장기 특별 국채 1차 분 2860억 위안(약 56조원)을 발행했다.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고 시중에 자금을 공급,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25일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1년 만기 MLF를 통해 6000억 위안을 시장에 공급했다. 이달 만기 도래한 1000억 위안을 포함하면 인민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자금만 5000억 위안에 달한다.
중국 재정부도 전날 5년 만기 국채 1650억 위안(표면금리 1.45%)과 20년 만기 및 30년 만기 초장기 특수 국채 1210억 위안을 발행했다.
5년 만기 국채는 국유 상업은행 자본 보완에, 초장기 특수 국채는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발행됐다고 상하이증권보는 전했다.
중국은 올해 국유 은행 등 금융권 자본 보강을 위해 5000억 위안에 달하는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올해 1조3000억 위안의 초장기 특수 국채(만기 20년, 30년, 50년)를 발행한다.<본지 4월18일자 '관세전쟁에 中 253조원 규모 초장기 국채 앞당겨 발행' 참조>
중국 내부에선 내수 확대를 위해 재정정책이 빠르게 시행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 안정하 및 소비 촉진 등 심리 안정 차원에서 강력한 재정정책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뛰어 넘으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올 1분기 인프라 투자(전력 부문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고, 1분기 총 소매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이와 관련 왕칭 동방금성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재정 정책의 핵심은 빠른 지출과 강력한 국내 수요"라면서 당초 하반기 계획됐던 재정 지출 일부가 2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잡한 외부 환경(미국과의 관세 전쟁)을 감안한 명확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국유 상업은행의 자본 보완에 대해 밍밍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본 보완은 실물 경제에 대한 서비스 능력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승수효과를 감안하면 5000억 위안의 자본 투입은 약 4조 위안 신용(대출)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인민은행의 MLF 규모 확대는 유동성에 대한 지원을 증가시킬 것으로 중국 내부에선 보고 있다. 만기 도래 1000억 위안과 함께 신규 5000억 위안을 공급한 것은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을 지원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탄이밍 민성증권 채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초장기 특수 국채와 국채 발행이 5~10월 사이 집중될 것"이라면서 국채 발행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카드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가 지속적으로 느슨한 통화정책을 강조하면서도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을 수 있는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선 중국 통화 및 재정 당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응하는 내수 경기 부양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