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310만대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3% 늘어난 것이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임을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벤츠와 폭스바겐, 혼다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감소하는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저조한 탓으로 분석된다.
13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1089만9000대로 전년 대비 무려 40.7%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 2310만대의 47.6%에 해당되는 판매량이다.
전체 판매 차량의 절반 가량이 신에너지차이며 대부분의 신에너지차 판매는 비야디(BYD)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계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에서 판매가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세계 1위 완성차 판매 기업인 폭스바겐그룹이 꼽을 수 있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중국에서219만89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8.3%나 감소한 것이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 대수는 38만3100대로 전년 39만4000대에서 3.8% 줄었다.
프리미언 브랜드 벤츠도 상황은 비슷하다. 벤츠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68만3000대로 전년 대비 7%나 감소했다.
최근 닛산과 합병을 선언한 일본 혼다의 판매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혼다의 중국 판매 대수는 85만2300대로 전년 대비 무려 31%나 쪼그라들었다. 혼다의 중국 판매는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 급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어코드와 CR-V 등 주력 모델 판매가 30% 이상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들 완성차뿐만 아니라 대부분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서 판매 감소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을 잡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기술 발전과 중국 소비 특유의 자국산 브랜드 선호도 한몫을 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활용한 중국 토종 브랜드의 무차별 가격 할인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같은 현상이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160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의 가격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신에너지차 대부분의 시장이 중국 토종브랜드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 브랜드와 중국 IT 기업간의 협력을 통해 생존하는 전략적 수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혼다가 중국 화웨이와 협력, 스마트(지능혀) 자동차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에 대당 2만 위안(한화 약 4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보조금 혜택을 받은 차량만 6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 차원에서 올해에도 보조금 지원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부에선 보조금 정책 혜택을 받아 판매될 신에너지차 대수가 올해 9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