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BYD)를 시작으로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기존 고급차 브랜드도 할인 전쟁에 뛰어들었다.
28일 지몐신문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캐딜락은 신형 CT5 판매 가격을 기존 28만9700 위안(한화 5359만원)에서 21만9700 위안(4065만원)으로 7만 위안(1295만원) 낮췄다. 신형 CT5는 중국에 출시된 지 3개월 채 안 된 승용차의 가격 매우 이례적이며, 할인 폭 또한 파격적이다. 캐딜락은 신형 CT5 엔트리 트림을 제외한 럭셔리 트림만 판매해 왔다.
지몐신문은 캐딜락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바람이 불면서 해외 고급 브랜드 특히 내연기관 고급 브랜드들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실제 최고급 브랜드로 불리는 벤틀리는 지난해 중국에서 300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17.7%나 판매량이 준 것이다. 포르쉐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15% 급감한 7만9300대가 판매됐다. 중국은 8년 연속 포르쉐 판매 1위 국가였지만 지난해 판매 저조로 1위가 북미로 바뀌었다.
그나마 독일 3사(벤츠, BMW, 아우디)가 지난해 고급 브랜드 체면을 지켰다. 독일 3사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30만대가 넘는다. 이는 고급차 시장 판매량의 약 70%에 해당되는 판매 대수다. 하지만 독일 3사 역시 지난해 가격 할인 등을 통해 판매량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몐신문은 독일 브랜드들도 딜러를 통해 지난해 10만 위안 이상의 할인 정책 폈다고 전했다. 또 일부 차종의 경우 반값 할인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과거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무기로 차 판매에 나섰던 고급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통해 시장 점유율 유지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BMW가 지난달 출시한 신형 5시리즈에 대해 무이자 등 가격 인하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판매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 벤츠 일부 딜러들도 E클래스의 판매 가격을 7만7900 위안까지 인하하는 등 가격 할인 전쟁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30만 위안 이상 가격대 신에너지차 보급률이 5%가 안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해외 고급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는 틈이 존재한다. 하지만 신에너지차 업체들이 줄줄이 고급화 모델을 출시하고 있어 해외 고급 브랜드가 받을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내부에선 고급형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됨에 따라 기존 고급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