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금)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경제

中 지방정부 은익부채 사례 이례적 공개

재정부 허베이성 등 8가지 사례 공개하며 처벌 강조
급증한 지방 부채 위기감 및 중앙 정부 지원 시사로 해석

중국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재정부가 지방정부 부채 위법 및 편법 집행 사례 8가지를 공개했다.


그간 지적돼 왔던 지방정부 부채 규모와 부실 문제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또 1조 위안 규모의 국채 발행의 당위성을 높이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과 함께 지방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감독평가국 명의로 '지방정부 은닉부채 전형적인 사례에 대한 재무부 고시'를 게시했다. 재정부는 당과 국무원은 지방정부의 은익채무(숨겨진 부채)의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은익채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조사한 사례 8가지를 공개했다.

 


재정부는 대표적인 사례로 후베이성을 들었다. 후베이성 국영기업 3곳은 2008년부터 쑤이저우시, 셴닝시, 어저우시(화룽구), 징저우시 등 시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국영기업 3곳이 토지 개발을 하면 지방정부가 토지 소득을 받아 기업에 되돌려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이로 인해 2018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214억8000만 위안(한화 3조8000억원)의 은익 부채가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재정부는  중국 공산당 후베이성 규율 검사 위원회 및 후베이성 감독 위원회가 규율 및 규정에 따라 관련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고 강조했다.


재정부는 후베이성 이외에 광시 좡족자치구, 산시성, 허난성, 쓰촨성, 장시성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 성에서 발생한 은익 채무는 대부분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선지급 방식을 통해 은익부채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광시 좡족자치구의 경우 프로젝트 건설자금 선지급 방식으로 형성된 은익 채무가 176억9500만 위안에 달한다고 재정부는 덧붙였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지난달 31일  중국 중앙금융공작회의 결과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부채를 통제하고 최적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본지 11월 1일자 '中 금융공작회의 핵심은 지방부채 7천조원' 참조>


제일재경은 단기적으로 지방정부 부채 통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중장기적으로 메카니즘을 개선하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마오지에 대외경제대학 교수는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지방 부채에 대한 문제점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방정부 부채 관리에 대한 더 높은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2017년 이후 지방정부 부채 특히 은익 부채로인해 거시레버리지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과도한 부채는 재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지방정부의 부채를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9월말 기준 중국 전국 지방정부 부채 잔액은 38조9000억 위안(한화 7175조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 부채 잔액은 35조1000억위안이다. 9개월 새 지방 부채가 3조8000억 위안(700조원) 늘어난 셈이다. 반면 중국 중앙 정부의 부채는 25조9000억 위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부채 차이는 9조2000억 위안이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국채를 발행, 지방정부의 재정을 지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온다.


중국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중앙정부가 차입금을 늘려 지방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1조 위안의 국채 발행이 그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국채 발행을 통해 지방 부채를 상환하고, 지방정부는 부채를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1조 위안 규모의 국채 가운데 5000억 위안은 올 4분기, 나머지 5000억 위안은 내년 1분기에 집행하는 이유도 지방정부 파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재정부의 이례적인 지방정부 부채 위법 및 편법 집행 사례 공개는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위기감이 담겨 있으며, 또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부채를 상당부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