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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발 더 다가선 미·중

中, 리창 총리 러몬도 장관 회담 결과 긍정 평가
중국, 양국 관계 개선의 공은 미국에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리창 총리와 만났다.


29일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오후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회담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는 양국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이익이 된다"면서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은 중국과 미국이 함께 살아가는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은 미국과 경제 및 무역 분야에서 건전한 발전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마주 보고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은 가장 큰 개발도상국가이며 미국은 가장 큰 선진국"이라며 "양국이 대립을 줄여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러몬도 장관은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한다"며 "중국 발전을 억제할 의사가 없고,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추구하지 않으며, 정상적인 경제 무역 관계를 유지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중국 회담 긍정적 평가
중국 내부에선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환구시보는 러몬도 장관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허리펑 부총리 등 중국 핵심 경제라인과 만나 '솔직하고 건설적인 만남'을 가진 후 리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양국 통상 실무그룹 대화 채널 구축 합의 등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저우미 중국국제무역 연구원은 "새로운 실무그룹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면서 "이는 이전 미국 관리들의 중국 방문에 비해 한 단계 진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위급 회담은 향후 중·미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쥔 베이징 안방컨설팅 수석연구원은 "경제 및 무역 등 부분적으로 양국의 긴장 관계가 어느 정도 해빙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중국은 물론 미국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러몬드 장관은 29일 후허핑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 부장과 만나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중 고위급 관광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문화여유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 교류 확대를 위한 더 나은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항공편 증편과 함께 비자 발급 등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환구시보는 의사 소통재개와 교류 확대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이는 다시 세계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을 미국에 떠넘긴 중국
중국 관영 매체들은 러몬도 장관의 방중 결과물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양국 관계 개선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준비돼 있지만 미국이 내부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시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중국 기업과 중국 제품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와 관세 문제에 대한 진전은 미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쌍바이촨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중국에 대한 어떤 제한도 풀리지 않았다"며 이는  국가안보를 핑계로 하는 미국의 제로섬 사고방식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제한을 철회하는 등 구체적인 진전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칩과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이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들로부터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에 있어 중국은 거대한 생산기지이자 시장이라며,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는 긴밀한 관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 및 교류 확대 속에 내심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풀리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계 맞아 떨어진 미·중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경제를 뺄 수 없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는 미국 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부채도 문제다.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미국 국채를 소화하기 힘들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중 한 곳인 중국은 미국 국채를 줄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도 신경 쓰인다. 대만 집권당이자 독립을 추진중인 민진당이 내년 총통 선거에서 다시 집권할 지 확신할 수 없다. 내년 대만 총통 선거는 현재 4파전이다. 라이칭 부총통(민진당)과 허우유이(국민당), 커원저(민중당),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무소속)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민진당 후보를 제외한 야당과 무소속은 상대적으로 반중 성향이 짙지 않다.  대만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갈 경우 미국의 중국 그립감이 약해질 수 있다. 이는 중국이 원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미국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손길이 필요하다. 내수 침체 등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첫 해 초라한 경제 성적표를 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 내부에서 이번 러몬도 장관의 방중 이후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회의)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회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