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를 6개월 연속 동결했다.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민은행은 21일 1년물 LPR와 5년물 LPR를 종전과 같은 3.1%와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1년물 LPR를 3.35%에서 3.10%로, 5년물 LPR는 3.85%에서 3.60%로 각각 인하한 뒤 6개월 연속 동결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내부에선 LPR 대신 지급준비율(RRR, 지준율)을 우선 인하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준율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통상 0.25%포인트 인하 시 5000억 위안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효과가 있다.
중국 거시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감안, LPR 대신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감안,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위안화 환율에 영향이 적은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오이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들어 관세 충격이 시작됐지만 1분기 경제 테이터가 예상을 뛰어 넘었다"면서 현재 통화 도구를 신속하게 사용해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성은 높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관세 충격파가 아직 중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올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 내부에선 2분기 느슨한 통화정책 카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왕칭 동방금성 수석 애널리스트는 "무역환경과 국내 부동산 시장 등을 고려, 2분기 중 지준율과 LPR가 인하될 수 있다"면서 현재 금리 인하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왕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폭이 30bp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 진작, 투자 확대 등을 위해 금리 인하 폭을 크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 매체 차이롄서는 향후 중국 통화정책의 우선 순위가 지준율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연준의 금리 결정 방향에 따라 LPR를 조정할 것이라는 것이다.
차이례서는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인민은행도 그에 동참하는 느슨한 통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