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인사가 미국 국채의 '질서 있는 축소'를 주장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향후 미 국채 보유액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미국 국채 세계 2위 보유국이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하이난 싼야에서 '싼야 금융 국제 포럼'이 열렸다고 18일 전했다.
이 포럼에 참석한 위융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명예교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 국채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해외 순채무가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위 학부위원은 '달러 킬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달러 표시 자산 매각을 주장한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미국의 순 해외 부채 악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면서 미 국채의 낮은 표면이자율과 미국의 순해외부채 급증을 고려할 때, 중국은 미 국채 보유를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해외자산에서 미 국채를 줄이는 것은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질서 있게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중국의 외화보유액의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학부위원은 "중국의 해외자산 포지션 구조와 국제수지 구조 최적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 '내수 시장 확장 전략'일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해외(수출입 등 대외 교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확장적 재정 통화 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면서 해외 투자 포지셔닝 구조를 최적화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9월 기준 7781억 달러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4월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매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7개월 연속 미국 국채 보유액을 줄인 바 있다. 이후 4월부터 6개월 연속 미국 국채 보유액을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나오기까지 했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옐런 장관 방중 기간 중 미국 국채가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추가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주장했다. 미국 국채 문제는 재정 압박은 물론 금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줄이는 방식으로 미국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옐런 장관이 내년 중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중 경제협의회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 "미국과 중국은 지속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도 미·중 경제 무역 실무그룹의 정례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2024년 중국 방문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