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중인 중국 車 산업-上】BYD가 촉발한 '가격전쟁'...중국 車 산업 떠들썩

  • 등록 2025.06.02 09: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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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자동차공업협회, 비야디 파격 가격 할인 일갈
중국공업정보화부, "불공정 경쟁에 대해 필요한 조치"

<편집자 주>자동차 후발주자 중국이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열풍에 폭풍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비야디(BYD)가 꼽힌다. 폭풍 성장한 비야디의 지난해 판매량은 425만대다. 글로벌 완성차 순위 6위권권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바람이 불면서 비야디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순위 10위권에 진입했고,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신에너지차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비야디가 지난 달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 내부에서 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비야디를 파산한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 '헝다'에 비유하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이하 협회)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 행동 강령으로 인해 중국 자동차 산업 업계가 떠들썩하다.


협회는 지난 5월 31일 '공정한 경쟁 질서 유지 및 업계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행동 강령(이하 행동 강령)'을 발표하며 중국 완성차 업체간 가격 경쟁을 일갈했다.<본지 5월 31일자 '中 자동차공업협회, BYD 가격 할인에 경고' 참조>


2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협회의 행동 강령 발표 배경으로 중국 1위 친환경차(신에너지차) 업체 비야디(BYD)를 지목했다.


협회는 지난 5월 23일 특정 자동차 회사가 앞장서 대규모 가격 인하 캠페인을 벌였고, 이로 인해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 새로운 가격 전쟁을 촉박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언급한 특정 자동차 회사는 비야디다.


비야디는 지난 달 23일 최대 5만3000위안(한화 약 1018만원) 할인 등의 가격 정책을 발표했다. 비야디 할인 대상은 모두 22개 모델이다. 사실상 판매하고 있는 전 모델에 대해 한시적이지만 가격 할인을 실시한 것이다.


비야디의 할인 정책이 공개된 직후 경쟁 업체들이 앞다퉈 할인 정책을 쏟아냈다. 지리차가 5월 25일 기간 한정 보조금 가격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치루이(체리)차는 5월 27일 최대 5만5000위안 할인하는 자체 보조금 정책을 발표하며 할인전쟁에 참여했다.


비야디의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이 공개된 이후 1주일 만에 지리차와, 상하이차 등 10여개의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할인 전쟁에 참전했다.


비야디의 지난해 판매량은 425만4000대다. 올해 목표는 500만대 이상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1분기 비야디 판매량은 100만8000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59.8% 증가한 것이다. 올 1분기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가 747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7대 중 1대가 비야디 차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야디가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서는 것은 과도한 목표때문이라는 해석이 중국 일각에선 나온다.


한편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비야디가 의도적으로 경쟁 상대를 고사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전쟁을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야디 올 1분기 대당 순이익은 8733위안(한화 약 167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비야디의 대당 순익은 7000위안이었다.


또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의 핵심 원자재인 탄산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가격 인하 여지가 생긴 것도 가격 할인으 한 요인으로 꼽힌다. 비야디는 자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중국 당국도 가격 경쟁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회의 행동강령이 발표된 직후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협회가 제시한 행동강령을 지지한다면서 관련 부처와 협력, 불공정 경쟁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질서한 가격 경쟁은 전형적인 퇴행적 경쟁이며 가격 전쟁에서 승자는 존재하지 않고 미래 역시 없다"고 덧붙였다.


비야디의 가격 인하로 촉발된 중국 자동차 산업 가격 전쟁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내부에선 지난해부터 과잉생산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중국 자동차 산업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고, 향후 2~3년 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또 이번 가격 인하 경쟁이 비야디와 비(非)비야디 간 구도가 형성, 비야디와 연합 업체간 힘겨루기가 표면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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