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할 조짐이 보인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확정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반달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양측은 그간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여왔다.
14일 21세기 경제망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EU 집행위원회와 관세 문제와 관련된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협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의점에 도달한 방안은 중국산 전기차의 최저가격을 설정하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최저 가격을 마련, 그 금액 이하로 수출하지 않기로 하는 양 측이 합의점에 도달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는 최대 35.3%다. 테슬라는 7.8%의 관세가 부과되며, 비야디(BYD) 17%, 지리차 18.8%, 상하이차 35.3% 등이다. 여타 중국 업체에 적용되는 관세는 20.7%다.
여기에 기존 10%의 관세까지 합하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는 관세는 향후 5년간 최대 45.3%에 달한다.<본지 2024년 10월 30일자, '中 EU 전기차 관세 부과에 WTO 제소' 참조>
중국 내부에선 중국산 전기차 최저 가격 설정에 대해 관세보다 더 유리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협회(CPCA) 사무총장은 "높은 관세보다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중국산 전기차 유럽 추룰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라며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시장에서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과정을 촉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동일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가격은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독일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ID.3 전기차의 판매 가격(엔트리 기준)은 3만9900유로다. 반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ID.3 전기차는 1만5200유로다. 인건비 등 생산 원가와 운임 비용 등이 감안해도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
이 빈틈을 파고든 곳이 비야디다. 비야디가 지난해 유럽 현지에 공개한 씰 07 EV 판매 가격은 4만5000파운드(위안화 약 43만 위안)다. 중국 현지 비야디 씰 07 EV 판매 가격(엔트리)은 18만9800위안이다. 운임비와 관세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해도 비야디가 남는 장사를 한다는 불만이 유럽 현지에서 쏟아져 나올만하다.
중국 내부에서 최저가격 설정은 중국 기업의 이익을 일정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세보다 낫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EU 집행위원회와 중국 간 관세 협상이 빠르게 진행된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과 EU 모두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양 측이 분쟁을 가능한 한 빨리 해결했다는 것이다.
또 비야디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유럽 현지에 생산 라인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관세 분쟁을 조기에 매듭짓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