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져올 변화는 모두의 상상을 뛰어 넘을 것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앤트그룹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한 말이다.
마윈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앤트그룹 본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윈은 이날 앤트그룹 창사 2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고 펑파이신문이 9일 전했다.
마윈은 행사에서 "지나간 20년이 아니라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여기에 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향후 AI 시대가 가져올 변화는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또 "AI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통해 인간 삶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의 감정을 AI에 부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계열사이자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이다. 앤트그룹은 알리페이(즈푸바오)를 운영하는 곳이다. 하지만 앤트그룹은 마윈의 시련이자, 사실상 퇴출되는 계기가 된 회사다.
지난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금융서밋 연설에서 마윈의 고난은 시작됐다. 연설자로 나선 마윈은 중국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마윈은 그러면서 중국 은행을 전당포에 비유했다. 은행이 담보와 보증을 요구하며, 여전히 전당포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이 커졌다. 현장에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 총재 등 고위 지도자들이 있었다.
가뜩이나 민간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중국 정부보다 중국 인민에 대한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더 많이 보유하고 있어 못마땅한 했던 터라 그의 발언은 빌미가 됐다.
마윈의 발언 뒤 앤트그룹의 상하이 및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절차가 전격 중단됐다. 당시 앤트그룹은 기업공개를 통해 약 345억 달러를 조달,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당국이 추진한 고강도 빅테크 규제의 핵심 표적이 됐고, 앤트그룹은 대주주 의결권 조정 작업까지 진행됐다. 마윈의 앤트그룹 의결권은 50% 이상이었지만 조정작업을 통해 6.2%로 쪼그라들었다. 사실상 앤트그룹 지배권을 상실했다.
마윈은 이후 알리바바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지방과 해외를 돌며 세월을 보냈다.
마윈이 앞서 지난달 29일 항저우 알리바바 글로벌 본사를 찾았다.
일각에선 마윈이 어떤 방식으로든 알리바바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장 및 기술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떠날 당시에는 AI가 대세가 아니었다. 3년여 새 AI이가 미래기술의 핵심이 됐다. 앤트그룹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마윈이 꺼낸 말도 AI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