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오허차에 이어 허촹차도 좌초(?)

  • 등록 2024.11.18 12: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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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경쟁에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 재편 불가피
광저우 본사 둔 허촹차 직원 대부분 해고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허촹자동차가 상하이 지사 모든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촹자동차는 광둥주강투자관리그룹유한회사와 광저우자동차가 공동 투자한 신생 전기차 기업이다.


올 초 가오허자동차(화런원퉁)의 생산 중단을 계기로 중국 자동차산업 재편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생 업체인 허촹자동차도 도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허촹차 상하이 지사 모든 직원이 해고됐으며, 해고된 직원에 대한 보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고 통보를 받은 허촹차 상하이 지사 한 관계자는 "당초 10월 말 해고에 따른 보상금을 받기로 회사 측과 협상을 했지만 지금까지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또 "많은 직원들이 해고, 현재 광저우 본사에 50여명만이 남아 있다"고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부터 허촹차 판매 채널이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사실상 폐쇄상태였다고 전했다.
또 지난 9월 상하이시 시장 규제당국이 허촹차 상하이 지사를 영업 이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제일재경은 덧붙였다.


허촹차는 광저우자동차그룹과 니오자동차의 합작회사인 광저우웨이라의 전신이다. 지난 2021년 지분구조가 재편, 광둥주강투자관리그룹과 광저우차가 최대주주다.


허촹차의 판매 대수를 감안하면 허촹차는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한달간 판매된 허촹차는 110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무려 82.4%나 급감한 것이다.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3.3% 급락한 4388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촹차는 '허촹 007', '허촹 Z03', '허촹 A06', '허촹 V094' 등 모두 4개 순수 전기차 모델을 판매했다. 이들은 세단과 SUV, MPV이며, 이들 모델의 가격대는10만~40만 위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잉 허촹차 공동 대표는 앞서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면서 테슬라 등과의 정면 경쟁은 피하고 차별화된 경쟁경로를 택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특히 테슬라의 주요 제품의 가격대가 20만~25만 위안이라면서 이 가격대 시장은 피해야 한다"라고 제일재경에 설명한 바 있다.


허촹차는 지난 15일 시작된 '2024 광저우 모터쇼'에도 참여하지 못해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이야기가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의 재편은 예고된 상태였다.<본지 2월 28일자 '中 자동차 시장 재편 논의 시작' 참조>


지난 2월 27일 열린  '중국 전기자동차 100인회' 주최 콘퍼런스에서 어우양밍가오 중국과학원 원사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적자생존은 당연한 일"이라며 "경쟁에서 밀린 회사는 퇴출되고, 또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이 일어나는 것이 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해법"이라고 밝히 바 있다.


중국 가오허차는 2월 19일 향후 6개월 간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잠정 중단이라고 밝혔지만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면 퇴출된다. 경쟁이 치열한 탓에 가오허차 인수에 나서는 기업도 없다.


가오허차의 경영 문제가 불거지자, 리샹 리오토(Li Auto) 최고경영자(CEO)는 "국가가 자동차 기업의 인수합병(M&A)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도해야 한다"라는 글을 자신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예견된 일인 만큼 정부가 나서 산업을 정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밍위 맥킨지 중국 자동차 컨설팅 사업부 총괄은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성숙한 자동차 시장에서 상위 10개 회사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면서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상위 10개 자동차 회사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게 될"이라고 전망했다. 관 총괄은 "중국 자동차 회사의 수가 최고점을 경험한 후 적자생존이 시작됐다"면서 향후 3~5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더 많은 합병과 재편성의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융웨이 '중국 전기자동차 100인회' 비서장은 "완전 경쟁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며서 시장 지향적 인수합병이 경쟁압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상위 3위 안에 들 필요도 없고, 3위 회사도 인수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시장 재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국 내부에서 제2의 가오호차와 제3의 허촹차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당국도 신에너지차 기업간 합병을 장려하겠다고 발언,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이 조만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슝지쥔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6일 상하이 훙차오에서 열린 '글로벌 신에너지차차량의 미래' 포럼에 참석, 신에너지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우수한 기업의 합병과 산업 재편을 장려, 더 크고 더 강력한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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