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무원 재정부 고위 관료들이 만나 통화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인민은행은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재정부와 합동 공식 실무급 회의를 개최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가 10일 전했다.
인민은행은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정신을 관철하고 중앙금융공작회의 정신을 이행하기 위해 첫 회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행장과 량오민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중앙은행 고위 관료와 재정부 고위 관료가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펑파이는 양측이 회의에서 국채 매매에 있어 고기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하고, 채권 시장의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중앙은행 국채 매입이 통화정책을 풍부하게 하고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만남과 논의 내용은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 비은행권이 보유한 장기채권의 만기 불일치와 금리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장기채 금리 문제에 주목해왔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본지 6월28일자 中 인민은행, '장기채권 리스크' 재차 주의 참조>
인민은행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밍밍 중신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장기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상황"이라면서 "금융회사의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규제 당국의 핵심 관심사"라고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중국 내부에서 지난 6월 50년 만기 특별 국채가 발행된 이후 대량의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실제 지난 6월 14일 50년 만기 350억 위안 규모 국채가 입찰 결과, 금리(표면이율)가 연 2.53%에 결정됐다. 같은 달 7일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연 2.57%였다. 당초 30년 만기 국채보다 금리가 0.01%포인트 정도 높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낮게 형성됐다. 금리가 낮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높다는 의미다. 특별 국채가 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민은행이 주의를 당부하기까지 했다.
인민은행이 채권 투자에 대해 주의를 요구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VB는 지난해 3월 과도한 미국 장기 국채 포트폴리오 비중이 기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파산했다. 지난 2022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긴축으로 급격히 선회하면서 SVB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고, 급기야 뱅크런(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까지 일어났다. 인민은행은 금융권의 맹목적 장기 채권 투자에 대해 경각심을 줬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인민은행의 이같은 주의보는 채권 발행 당국인 재정부와 배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양측 고위급 간 회의에서 오고간 내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인민은행은 회의 후 발전과 안전을 조정하고, 정책 조정을 계속 강화하면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해 채권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내수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추가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교감하는 회의를 가졌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도 쉽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올해 경제 성장 목표 '5% 내외'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국내외 여건상 내년 경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양 측이 추가 재정정책(국채 발행)과 통화정책(금리 인하) 등에 대해 논의하고 국채 매입 속도 조절 등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