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1일 사실상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과 5년물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일반 대출금리에 적용되는 1년물 LPR는 연 3.10%로, 부동산 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은 3.60%로 낮아졌다. 인민은행이 LPR를 낮춘 것은 3개월 만이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 18일 열린 '2024 금융가 포럼'에 참석, LPR가 인하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다급한 중국 성장률 목표
올해 중국 정부가 밝힌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5% 내외'다. 지난해와 같다. 지난해의 경우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곳곳에서 불길한 시그날이 전해지고 있다. 우선 3분기 성장률이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5.3%를 기록한 이후 2분기 4.7%를 나타냈고, 3분기에는 4.6%에 머물렀다. 매분기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양새다. 3분기 누적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다. 숫자만 보면 연초 목표 '5% 내외'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초장기 특별 채권 1조 위안(한화 약 192조원) 발행 등 재정정책을 통해 돈을 풀었다는 점에서 보면 올해 성장률 4.8%는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올해에만 2차례(2월과 9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춰 시중에 자금을 공급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풀린 돈만 2조 위안에 달한다.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9월 신규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2%까지 떨어졌고, 기업 신규 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연 3.63%까지 하락했다. 모두 역대 최저 금리다.
◆부동산 꿈틀할까...5년물 LPR 올해만 0.6%포인트 하락
중국 경제가 반등하기 위해선 부동산의 힘이 필요하다는 게 정론이다. 중국 정부는 집은 투자하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강조할 만큼 중국 당국은 부동산를 규제해 왔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중국 경제의 회색 코뿔소'로 지칭할 정도로 부동산 버블을 경계해 왔다.
지방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부동산 경기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올 하반기부터 구체화되고 있지만 한번 식은 열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부동산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 금리는 9월 현재 연 3.85%다. 인민은행이 5년물 LPR 금리리 추가로 인하하면서 시장 금리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중국은 기존 부동산담보대출자의 대출금리가 매년 1월1일 조정된다는 점에서 올해 인하된 금리가 내년 1월1일 적용되면 본격적인 통화정책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각에선 중국 금융당국이 올해 성장률과 함께 내년 성장률까지 감안,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대출자의 경우 내년 1월 1일 금리가 최대 1.4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