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당국자가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준율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통상 0.25%포인트 인하 시 5000억 위안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효과가 있다.
5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쩌우란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지준율은 장기 유동성 공급을 위한 도구"라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한 통화정책을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지준율은 약 7% 내외"라면서 인하 여지가 여전히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9월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준율이 인하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신경써야 하지만 지준율은 환율 등 대외 환경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 내부에선 지난 2분기부터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본지 7월 2일자 '中 하반기 지준율 인하 필요성 제기' 참조>
쩌우 국장은 "경제 회복이라는 거시경제 운영 방침에 따라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해 통화 정책 방향이 내수회복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2월 춘제 연휴를 앞두고 지준율 0.5%포인트 인하라는 정책효과가 있었고, 여전히 그 효과가 시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춘제 연휴를 앞두고 1조 위안(한화 약 188조원)의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
현재 중국 대형 은행이 지준율은 8.5%이며, 중형 은행은 6.5%, 소형 은행은 4.5%다.
중국 내부에선 인민은행이 이달 중 지준율을 최대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그 시기는 중추절 연휴 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하 최종 결정까지 LPR 대신 지준율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LPR를 0.1%포인트 낮춘 바 있어 9월 추가 인하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는 것도 인민은행 입장에선 부담이다.
쩌우 국장은 "다양한 통화정책 카드를 사용,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장할 것"이라며 경제 성장 목표와 통화정책을 일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