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월 사이 중국 지방 중소형 은행 60여곳이 소리 소문 없이 구조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30일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8일 중국 허난성 허난농업상은행 설립 준비팀은 성내 25개 금융회사(법인)이 합병 준비를 끝냈다.
이번에 통폐합된 25개 법인 중에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허난농상연합은행도 포함됐다.
제일재경은 최근 두 달 사이 중국 중소은행 합병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면서 최근 2개월 새 60개 이상의 지방 중소형 은행이 합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지방 중소형 은행의 통폐합으로 일부 은행의 경우 자산규모가 1조 위안을 넘어선 곳도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안후이성 화이베이 농촌상업은행이 쑤이시 농촌상업은행의 채권·채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 승인을 받았다.
퇴출된 은행도 등장했다. 제일재경은 저장다이산처우저우춘전은행과 저장저우산푸퉈처우저우춘전은행은 지난달 28일 해산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방 중소은행 감소는 지난해부터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 말 지방 농촌은행 수는 1636개로 전년 대비 10개 감소했다.

제일재경은 지방 농촌은행이 통폐합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곳으로 허난농업상은행을 꼽았다. 이 은행은 지난 2023년 11월 지방 국유기업의 지원을 받아 출범했다. 이 은행은 올 3월 말 기준 자산은 2조6000억 위안(한화 약 494조원)이다. 지난 28일 25개 금융회사를 통폐합하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제일재경은 강조했다.
랴오닝농업상업은행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용협동조합을 합병, 은행으로 모양을 만들었고, 지난해 8월에는 선양농상은행과 30개 신용협동연합회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웠고, 지난 6월에는 신민농상은행 등 36개 지역 중소금융 기관 및 회사를 흡수합병했다고 설명했다.
류청샹 카이위안증권 수석 연구원은 중국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방 및 농촌 지역 중소 은행의 낮은 이익률, 보유중인 자산의 부실률 등을 감안, 당국이 합병 등 구조조정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 자체 경영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지역금융 개혁과 금융 시너지를 위해 지방 농촌 중소은행들이 합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지방 농촌 중소형 은행의 통폐합은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정부가 1조 위안의 초장기 국채를 발행한 것은 내수활성화와 함께 지방 및 농촌 은행의 부실을 롤오버에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인민은행이 발표한 '중국 금융안전보고서(2023)'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중국 금융기관 4364곳 가운데 고위험 기관은 337곳에 달한다. 이 중 지방 및 농촌 금융기관은 191개다.
또 올 1분기 농촌 상업은행권의 부실채권 잔액은 9053억 위안에 달한다. 금액은 물론 구조까지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도미노처럼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지방 및 농촌 상업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3.34%로 대도시 상업은행의 1.25%보다 2배 이상 높다.
제일재경에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전문가는 "농촌 은행이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방 및 농촌 은행의 합병과 퇴출 등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