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석3조 노린 중국의 초장기 국채 발행

  • 등록 2024.05.14 09: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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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과 함께 부실 지방부채 롤오버에 활용할 듯
재정적자율 3% 유지하기 위해 중앙정부 기금 예산 활용

중국 재정부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1조 위안(한화 약 189억원) 규모의 초장기 국채 발행 일정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초장기 국채 발행 계획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당시 언급된 바 있다.


중국 시장의 관심은 재정정책에 이어 통화정책에 쏠리고 있다. 초장기 국채 발행은 이미 예고됐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만기가 각각 20·30·50년인 2024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만기별 금액은 20년 만기가 3000억 위안이며, 30년 만기와 50년 만기는 각각 6000억 위안과 1000억 위안이다. 초장기 국채 발행은 오는 17일 30년 만기 국채를 시작으로 11월15일 마무리된다. 50년 만기 초장기 국채는 6월과 8월, 10월 3차례 걸쳐 발행된다. 중국 정부가 5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초장기 국채 발행 배경
중국 내부에선 이번 중국 정부의 국채 발행은 경기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원라이청 중국 중앙재경대 교수는 "초장기 국채 발행이 순차적으로 진행, 투자촉진과 소비진작, 자금 시장 유동성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연구원은 "특별 국채 발행이 수요를 확대하고 공급 구조를 최적화해 중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초장기 국채는 지방 정부의 레버리지로 인한 위험을 피하고 지방재정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부양과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 문제를 일부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만기가 도래하는 지방정부 채권을 초장기 국채로 롤오버하는 방식으로 지방정부 부채율을 낮추겠다는 뜻이 담겼다.


또하나는 재정적자율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양회에서 올해 재정 적자율 목표치가 3%라고 밝혔다. 국채를 발행하면 재정 적자율이 상승한다. 1조 위안이라는 금액을 감안하면 올해 중국 재정 적자율은 3.5%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10년 이후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묶어놨다.


일각에선 초장기라는 표현에 의무를 두면서 중국 정부가 영구채 형식으로 국채를 발행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기 때문에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장부상 자본으로 편입된다. <관련기사 본지 3월12일자 '재정적자율 3%의 비밀' 참조>


중국 정부는 영구채 대신 정부 기금 예산을 활용, 1조 위안의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장자제 국가발전개회위원회 주임은 "초장기 특별국채 1조 위안은 정부 기금 예산을 통해 발행, 국가 재정 적자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초장기 국채 발행 세부 일정이 나오면서 이르면 오는 20일 늦어도 6월 중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통화정책 카드도 꺼낼 듯
중국 재정부의 초장기 국채 발행 일정이 나오면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RRR)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위안화 환율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가 단행된 후 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되고 있다.

 

협의통화(M1) 증가율이 낮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M1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반면 광의통화(M2) 증가율은 8.3%다. M1과 M2의 격차가 너무 크다. M1은 기업의 유동성 자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M1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자금을 쓰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시장금리가 높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M1과 M2 격차을 감안, LPR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본지 5월10일자 '인민은행 통화정책 보고서로 본 2분기 중국 금리' 참조>


한편에서 RRR를 추가 인하, 시중에 자금을 더 공급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LPR는 동결해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 시장 금리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중국 거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르면 이달 늦어도 6월 중에 인민은행이 적어도 통화정책 카드 중 하나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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