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광의통화(M2)가 증가하는 등 1분기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실물경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10일 '중국 2024년 1분기 통화정책 이행 보고서(이하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통화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M2는 전년 동월 대비 8.3% 늘어난 304조8000억 위안이다. 전월 8.7% 늘어난 것보다 소폭 감소했다.
여기서 주목한 부분은 협의통화(M1) 증가율이 낮다는 점이다. 통화정책 보고서에는 M1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3월 말 기준 M1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M1과 M2의 증가율 격차가 너무 크다. M1은 기업의 유동성 자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M1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자금을 쓰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3월 말 기준 신규 기업 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3.7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2%포인트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낮춰 M1의 유동성을 더 늘릴 필요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이 2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 내부에선 통화당국이 2분기 중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와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논의가 뜨겁다.
일각에선 지준율을 추가 인하, 시중에 유동성을 더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한편 기준금리 격인 LPR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예금 인출 등을 감안,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현금 비율이다. 지준율이 인하되면 시중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시중에 약 1조 위안(한화 약 190조원)이 풀렸다.
중국 내부에선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LPR 인하보다 지준율 인하가 시중 유동성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LPR보다 RRR 인하가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2분기 중 인민은행이 LPR를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M1과 M2 격차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예금 금리가 여전히 높아 지출을 주저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실물경제의 조달 비용을 더욱 줄이기 위해 통화당국이 지준율 인하와 더불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금 조달 비용의 꾸준한 감소를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보고서 말미에 현재 중국의 경제가 기회와 위기 그리고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경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 국면에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통화정책의 건전성 유지 및 거시정책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경제 회복의 긍정적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거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르면 이달 늦어도 6월 중에 인민은행이 적어도 통화정책 카드 중 하나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