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환보유액 감소···금 보유량은 18개월 연속 늘려

  • 등록 2024.05.08 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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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 전월 대비 1.38% 감소한 2조2008억 달러
금 보유량은 전월 대비 1.7t 늘어난 2063.85t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대신 금 보유액은 18개월 연속 늘었다.


7일 중국 외환관리국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448억2600만 달러 감소한 3조2008억3100만 달러(한화 약 4356조원)다. 이는 3월 말(3조2456억5700만 달러)과 비교해 1.38% 감소한 것이다. 


외환관리국은 4월 주요국의 거시경제지표, 통화정책 기대감 등의 요인으로 미국 달러지수가 상승하고, 글로벌 금융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안정적으로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있다는 짧은 논평을 냈다.

 

실제 4월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현물 환율은 7.2233에서 7.2416으로 0.25%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달러지수는 1.7% 넘게 상승했다.


또 자산 기준 미국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전월 대비 48bp 오른 연 4.68%(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짐)를 기록했다. 환율과 자산 가격 변동을 감안, 중국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2380억 달러였다. 4개월 새 외환보유액이 372억 달러 준 셈이다. 미 달러 및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 가치 변화를 감안해도 중국 외환보유액(달러 표시)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와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2월 말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7750억 달러다. 지난 2019년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100억 달러였다. 2019년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축소됐다. 미 국채 보유 1위국에서 2위로 밀렸고,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3위국인 영국에도 밀리게 된다. 


중국 내부에선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미 국채 보유액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위융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명예교수)는 지난해 12월 열린 '싼야 금융 국제포럼'에 참석,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 국채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해외 순채무가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위 학부위원은 '달러 킬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달러 표시 자산 매각을 주장한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미국의 순 해외 부채 악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면서 미 국채의 낮은 표면이자율과 미국의 순해외부채 급증을 고려할 때, 중국은 미 국채 보유를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외자산에서 미 국채를 줄이는 것은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질서 있게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중국의 외화보유액의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본지 2023년 12월 18일자 '중국, 美 국채 질서 있는 축소' 참조>

 

일각에선 위안화 국제화라는 중국의 꿈(夢)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10년 넘게 공을 들여왔지만 그간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미중 갈등 이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원국 사이에 반미 정서가 확산되면서 위안화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러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면서 양국 간 에너지 거래에 위안화가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달러 거래 중심의 국제 무역 질서에 위안화를 포함시켜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이 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위안화 국제화와 일맥상통한다.


4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7280만 온스(2063.85t)로 전월 대비 6만 온스(1.7t) 늘었다. 이는 18개월 연속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금본위제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금 보유량은 위안화 거래에 담보가 될 수 있다.


중국 내부에선 당분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 보유량이 아직 5%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금 보유량은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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