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폐막②】재정적자율 3%의 비밀

  • 등록 2024.03.12 08: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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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기 국채는 사실상 영구채
올해 1조 위안 국채 재정 적자율에 반영 안돼

중국 정부가 밝힌 올해 재정 적자율은 3%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10년 이후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묶어놨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기본 기조다. 올해 역시 그 기조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조 위안(한화 184조원)의 국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12월 1~2차로 나눠 국채를 발행, 인프라 투자에 투입했다. 국채 1조 위안 발행은 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였다. 국채 발행으로 인해 지난해 중국 재정적자율은 목표치 보다 높은 3.5~3.8%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해 목표치는 예년과 같은 3%다. 숫자만 보면 추가 재정 투입이 크지 않다고 해석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밝힌 올해 국채 발행 규모는 1조 위안이다. 이 국채는 특별 국채라는 명목으로 발행된다. 중국 당국은 국가 중대 전략 시행과 중점분야 능력 재고를 위해 올해부터 수년간 특별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올해 우선적으로 1조 위안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만기다. 중국 당국은 특별 국채 발행과 관련 '초장기'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구체적인 만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50년 이상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종의 영구채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기 때문에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장부상 자본으로 편입된다. 중국 당국은 영구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영구채나 다름없는 특별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율 관리 목표치 3%를 제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와 관련 중후이융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올해 발행될 특별 국채와 일반 국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환 기간과 목적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특별 국채 1조위안은 재정 적자율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특별 국채가 영구채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126조 위안이다. 지난해 기준 특별 국채 1조 위안은 0.80%에 불과하다. 영구채가 아닌 경우 올해 중국 재정적자율은 3.8%(3%+0.8%) 규모다. 1조 위안이 영구채나 다름없는 초장기 상환기간으로 발행되면 재정적자율 3%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원빈 민성은행 수석연구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지방정부의 레버리지 비율은 빠르게 증가한 반면 중앙정부의 레버리지 비율은 변화하지 않았고, 이는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재정 적자율 목표치를 예년과 같은 3%라고 밝힌 이후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의지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는 외형상 재정 적자율을 지키기 위한 중국 당국의 묘안(?)으로 해석된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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