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1일 막을 내린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정치 행사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중국 경제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올해 중국 지도부의 경제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를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4.5~5%가 될 것이라는 중국 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의 전망과 대체로 부합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였다.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5% 내외'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치와 비슷하다.
이와 관련 중국 내부에선 해외 시각과 달리 올해 5% 성장 목표가 달성 가능하며, 합리적 목표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성장률 목표와 함께 중국 정부는 신규 취업자 1200만명,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 내외',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 2.5% 내외 등을 제시했다.
성장률 목표치와 함께 미래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중국 정부는 밝혔다. 대표적인 분야는 양자기술과 생명과학, 인공지능(AI)다. 여기에는 태양광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소위 중국의 3대 신성장 동력도 포함된다. 미래산업과 디지털 경제를 집중 육성, 단순 제조 중심의 중국 산업을 고품질 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보장성 주택 건설과 공급 확대, 분양 주택 관련 기본 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파트 등 주택 관련 제도가 대대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판허린 저장대학 교수는 중국 매체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국내외 경제 구조적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 GDP 성장률 5%는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올해 중국 경제가 규모에서 질 추구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신용평가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 연구원은 "올해 목표치 5%는 국내외 여러 기관의 전망과 거의 일치한다"면서 이는 실제 경제 성장 모멘텀이 지난해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는 물가 역시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강하다. 저우마화 광대증권 금융시장부 연구원은 "올해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 노력이 있을 것이며, 그 강도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금리 인하 등이 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저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하락세는 지나갔다"면서 중국 물가는 올해 완만한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 교수는 "현재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발전 추세는 매우 양호하지만 경제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당국이 올해 경제의 질적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5%는 당국의 목적이 규모가 아닌 질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만큼 관심을 끈 수치는 재정 적자율이다. 국채 등을 발행,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점에서 재정 적자율 목표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재정 적자율 목표치를 예년과 같은 '3%'로 잡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재정 적자율 목표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정부도 나름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3%라는 목표치는 유지하지만 돈을 푸는 것은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