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자동차(이하 신에너지차) 판매 가격이 인하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에너지차 판매 가격 하락은 차량 가액(자차보험료)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에너지차의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손해율 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판매 가격 하락이 곧바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6일 경제보와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비야디(BYD)를 시작으로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신모델의 가격을 낮추는 업체부터 한시적 가격 할인 정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식적인 할인 정책을 발표한 업체만 10여 곳에 이른다.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들이 앞다퉈 할인정책을 펴면서 자동차 보험료가 인하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량 가액이 떨어진 만큼 보험료가 인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신에너지차 보험료는 내연기관 자동차보험료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기준 신에너지차 평균 보험료는 4020위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2355위안이다. 2000위안(한화 37만원) 정도 비싼 셈이다.
수리비(청구액) 역시 비싸다. 중국경제보는 신에너지차 보상률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30%포인트 높다고 전했다. 또 상용 트럭의 경우 사고율이 내연기관 트럭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보험의 경우 가정용 신에너지차와 비상업용 버스 및 비상업용 트럭의 보상률이 모두 100%를 초과한다고 중국경제보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보험 갱신 시 운행 거리가 많다는 이유로 보험 인수를 거부당하는 운전자는 물론 갱신 시 보험료가 인상된 운전자도 적지 않다. 사고 경험이 있는 운전자는 보험료가 2배 가까이 치솟기도 한다. 5년 전 BYD 위앤 EV360을 구입한 한 운전자는 사고 전 보험료가 2000위안을 조금 넘었는데, 사고 후 3년 연속 4000위안 이상의 보험료를 냈다.
어렵기는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신에너지차 보상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고 등으로 인해 배터리가 손상될 경우 배터리 교체 등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배터리 가격은 통상 전기차 판매의 40%를 차지한다.
신에너지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늘었지만 수리비 등으로 지출된 보험금은 부담이다. 또 신에너지차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면서 보험료율 산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및 자차 담보 항목을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데 중국 손보업계가 판매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손보업계 일각에선 신에너지차 자동차 보험료가 인하될 가능성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율과 보상률 등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기 전까지 신에너지차 보험료가 인하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손보업계 관계자는 "차량 손해보험 측면에서 보면 신에너지차의 전체 손해율이 기존 내연 기관차보다 높다"면서 "신에너지차 건당 보상률이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정도 높다"라고 전했다.
중국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보험료는 한국 등 여타 국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보험연구원이 지난 2022년 10월 조사한 '전기차 보험의 쟁점과 과제'에 따르면 전기차 사고율(2021년 기준)은 18.1%로 비전기차에 비해 2.1%포인트 높고, 전기차 자차담보 평균 수리비는 비전기차(188만원) 보다 57만원 높은 245만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