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국유은행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부양 차원에서 더 많은 대출을 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데이터 전문 윈드(Wind)의 자료를 인용, 1월부터 2월까지 2개월간 10개 상업은행이 총 2745억 위안(한화 50조7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5일 전했다. 이 가운데 금융채는 845억 위안이며 나머지 1900억 위안은 2차 자본채권이라고 부연했다. 자본채 발행 규모는 전체 채권 발행 중 69.2%라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는 농업은행 700억 위안, 중국은행 600억 위안, 건설은행 500억 위안, 헝펑은행 100억 위안 등 4개 은행이 자본채를 발행, 건전성을 확보했다. 건설은행(300억 위안), 상하이푸동개발은행(300억 위안), 난양은행(10억 위안) 등 4곳은 금융채를 발행했다.
또 핑안은행(150억 위안)과 베이부완은행(20억 위안), 쿤룬은행(5억 위안) 등 3곳은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특별 금융채를 발행, 실탄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핑안은행(50억 위안)과 푸뎬은행(10억 위안)은 농민 특별 금융채를 발행했다.
펑파이는 지난달 발행된 자본채 가운데 94.7%는 모두 국유은행에서 발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채는 통상 은행이 자본을 보충하는 용도로 발행된다. 부실채권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대출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도 이용된다.
이와 관련 둥시먀오 푸단대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은행의 이익증가율이 감소하는 등 은행의 자본력이 떨어질 경우 자본채 발행이 필요하다"면서 자본채는 많은 은행들이 'Tier2' 자본을 보충하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고, 실물 경제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권이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이며,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중국은행권의 채권 발행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5일 개막했다. 전인대의 하이라이트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다. 중국 내부에선 올해 목표치가 지난해와 유사한 '4.5~5% 내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대출 등 돈을 풀어 내수경기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국채 발행 등 재정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와 함께 중국 정부의 재정 적자율 관리치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중국 정부는 10년 넘게 재정 적자율 관리치를 3%를 유지했다. 재정 적자율 관리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재정 정책을 적극 펴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데 이어 20일에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0.25%포인트 인하라는 통화 정책을 사용했다.
중국 국유은행들의 자본채 발행 및 특수 목적 채권 발행은 내수 부양을 통한 성장률 확보라는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