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업체)인 SMIC(중신궈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다.
SMIC는 6일 저녁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3.4% 증가한 121억5000만 위안(한화 2조23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52억5000만 위안(8조3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순이익은 48억2000만 위안(8917억원)으로 전년대비 60.3% 감소했다. 지난해 지속된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이 감소했다.
자오하이쥔 SMIC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역시 여전히 거시경제,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하며 파운드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재고부담 역시 크다"면서 "수요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회복의 강도는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의 강한 반등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파운드리 가동률이 몇 년 전 수준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면서 "흑자경영을 목표로 비용절감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부터 일부 혁신 제품 업체들이 기회를 잡았으며, 주문량을 급속히 늘려 SMIC의 매출액이 안정적으로 늘었다"며 "다만 올해에도 이 같은 긴급 수요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일부 혁신 제품 업체들의 기회는 화웨이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7월 7나노(nm) 칩을 장착한 신제품 '메이트 60'을 출시했고, 해당 제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반도체 주문 제작을 늘렸다. 해당 수요가 고스란히 SMIC로 이전됐으며, 이로 인해 SMIC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액이 성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오 CEO는 "지난해 하반기 시장 전반의 재고 부담이 다소 해소됐으며, 첨단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SMIC와 관련된 스마트폰과 소비가전 영역에서는 대규모의 호전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SMIC는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7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8인치 웨이퍼 환산으로 생산능력은 월 80만6000장이며, 연평균 가동률은 7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