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우려와 달리 지난해 당국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서방 진영의 시각이지만 중국 내부에선 말그대로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영력하다. 중국 내부에선 올해 중국 경제가 4.8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16명의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을 집계, 올해 중국 경제가 최저 4.5%에서 최대 5.0% 성장할 것이라고 18일 전했다. 2024년 연평균 중국 경제가 전년대비 4.8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예정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2024년 경제 성장률 '5.0% 안팎'이라는 목표치를 설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3년 중국 경제 발목잡은 부동산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126조582억 위안(한화 2경2270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중국 정부의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지난해 중국 경제를 이끈 것은 역시 소비다. 지난해 1차 산업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2차 산업은 4.7% 성장했다. 전체 5.2%보다 낮다.
하지만 3차 산업은 5.8% 성장하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3차 산업 GDP는 68조8238억 위안으로 1차와 2차 산업 8조9755억 위안과 48조2589억 위안을 크게 넘어섰다. 중국 당국이 중국 경제는 제조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넘어갔고, 소비 등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GDP 비중이 70%를 넘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실제 지난해 중국 연간 소비재 소매 판매 총액은 47조149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소매판매 총액 증가를 견인했다. 소매 판매 총액 47조1495억 위안 가운데 자동차 판매총액은 4조8614억 위안(903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부동산이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규제를 풀고 있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2023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대비 9.6% 감소한 11조913억 위안이다. 이 가운데 주택 투자는 전년 대비 9.3% 떨어지나 8조3820억 위안에 그쳤다. 지난해 주택 신규 착공 면적은 전년 대비 무려 20.4%나 줄었다. 지난해 주택 분양 면적도 8.2%나 감소했다. 중국 인민들이 부동산 매매 등 투자를 주저하면서 중국 전체 주택 시장이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역으로 긍정적인 반등도 나온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속된 말로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5.2%나 성장했다는 것은 부동산을 제외하면 중국 경제가 정상화 길을 걷고 있다고 시각이다.

◆중국 경제 올해 5.0% 안팎 성장
오는 3월 양회를 앞두고 중국 내부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과 중국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 6% 이상 고도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부에선 올해 4.9%에서 5.3%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상이 나온다.
제일재경은 16명의 전문가 예측을 근거로 올해 중국 경제가 4.5~5.0%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팡밍 존스 랭 라살(JLL) 중화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보다 기회가 더 많다"면서 중국 경제는 올해에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모멘텀과 유연성, 활력, 폭넓은 거시 정책 여력이라는 측면에서 중국 경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류샹둥 둥위안투자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경제 특히 소비 부문이 크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해 소비가 다시 크게 증가했다"면서 "올해 소비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올해 디지털 소비와 녹색 소비, 건강 관련 소비등이 빠르게 성장, 중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 인프라 등 부동산 투자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왕칭 둥팡진청(신용평가사)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각 지역의 인프라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시중 은행권의 부동산 담보 대출 인하와 당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1조 위안 규모의 국채가 인프라 투자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제조업 투자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차오밍 차이신연구원 부원장은 "일부 제조업의 과잉생산 등 재고 측면에서 중국 올해 제조업 투자 증가율이 전년보다 둔화된 6% 안팎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지난 10일 올해 중국 경제가 '전저후고(前低後高)' 흐름을 보일 것이고 전망하면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전년대비 5.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지 1월10일자 '中 2024년 성장률 5.3% 전망' 참조>
오는 3월 양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5~5.0%에서 결정,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