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일정이 잡혔다.
2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통해 제14기 전인대 제2차 회의를 내년 3월 5일 베이징에서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회도 내년 3월 4일 정협 14기 2차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
전인대는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결정하는 자리다. 전인대 회의 종료 후 중국 총리가 국내총생산(GDP) 연간 목표치를 공개한다. 중국 정부가 공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미달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모두 2차례뿐이다. 중국 정부는 1998년 8.0%를 제시했으나 7.8%에 그쳤고, 2022년에는 연초 목표 5.5% 안팎에 크게 미달한 3.0%에 머물렀다.
중국 경제는 사회주의 특성상 당과 정부가 목표치를 설정하면 거의 대부분 그 목표를 달성한다. 따라서 내년 중국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내부에선 내년 목표치가 4.5~5.0%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전쟁,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적 압박, 기저효과 등 글로벌 환경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2024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매우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재정확대 및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시사한 바 있다. 중국 경제 환경이 녹녹치 않다는 점을 당국도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내부에선 2024년이 기회보다 도전 과제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중국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기업 및 금융 부문의 경기 하방 압력이 커 중국 경제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내수 등 소비를 통해 2024년 경제를 이끌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중국으로 해외 자본이 다시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2024년 중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성장률 목표치와 함께 주목한 수치는 재정 적자율이다.<본지 12월13일자 '中 내년 경제 관전 포인트···재정 적자 규모'>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10년 이후 재정 적자 규모를 GDP 대비 3%로 묶어놨다. 올해 역시 목표치가 '3% 내외'였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기본 기조였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국 정부는 1조 위안(한화 183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추경을 한 셈이다. 이로 인해 중국 재정 적자는 3.8%로 늘어났다.
글로벌 경제 환경을 감안, 중국 정부가 2024년 재정 적자율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적자율 관리 목표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중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또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재정 적자율 관리 목표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 일각에선 재정 적자 관리 목표치가 4%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중국 내부에선 2023년 중국 경제가 약 5.2% 성장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