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화 당국이 내년 초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여전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1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중국 통화 당국이 선제적으로 MLF와 LPR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초부터 중국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의 금리 인하가 이르면 내년 1월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미·중 간 금리 격차가 급격히 좁혀질 수 있어 중국 통화당국이 내년 초 MLF와 LPR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26일 전했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Invesco)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제일재경에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방지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하 시기가 명확하지 않지만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의 전반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제일재경은 지난 20일 인민은행이 시장 예상과 달리 LPR를 동결했다면서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주요 국유은행은 물론 합작은행들이 지난주 예금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면서 내년 초 인민은행이 MLF와 LPR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 연준의 점도표 등을 감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면서 내년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아오정 FXTM 수석 시장 분석가는 "12월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이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현재 5.25~5.50%인 금리가 최소 75bp 낮아졌다"면서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재경은 미 연준뿐만 아니라 영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 등 여타 국가와 달리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는 국가다. 인민은행은 물가보다 경기 부양에 비중을 두는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중국 주요 국유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여타 시중은행들도 함께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이는 대출 금리를 더 낮추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돈을 더 풀겠다는 의지이자 경기 부양을 통해 성장률을 더 올리겠다는 중국 당국의 뜻이기도 하다.
중국 내부에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감안, LPR보다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더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따라서 인민은행이 이르면 1~2월 RRR를 인하한 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시점에 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루팅 중국 노무라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예금 금리 인하는 대출 금리나 정책 금리를 계속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면서 이는 내년 1월 중국 통화 당국이 정책금리를 낮출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중앙은행이 내년 1월과 4월 각각 15bp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비슷한 시기에 MLF 금리를 각각 25bp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LPR를 낮추지 않더라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계속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통화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는 내년 3월 예정된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개될 내년 성장률 목표치와도 일맥상통한다.
중국 내부에선 내년 중국 당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4.5~5.0% 내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장률 목표치에 따라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선 내년 양회 이후 중국 통화 당국이 LPR 등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