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중국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중국 1위 업체인 비야디(BYD)가 할인 전쟁의 포문을 열었고, 20여곳이 가격 할인 전쟁에 참전했다. 중국 내부에선 지나친 가격 경쟁의 기업이 채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각 업체들이 주력하는 모습이다.
19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이 올 연말까지 주력 모델인 'G6' 시리즈에 한 해 1만 위안(한화 182만원)을 할인한다.
이번 할인으로 샤오펑 G6의 엔트리 가격은 19만9900위안(3641만원)으로 20만 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G6는 샤오펑의 월간 판매량의 전반 정도를 차지하는 인기 모델이다.
샤오펑은 'G9(SUV)'과 'P7i(세단)'도 할인한다. G9의 최대 1만9000 위안 할인하며, P7i는 2만6000 위안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지난 3월 출시된 P7i의 시작 가격은 24만9900 위안이다. 자율주행 보조운전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 가격은 26만9900위안이다. 연말 연식 변경 등을 감안해도 할인 폭이 크다.
이처럼 할인 폭이 큰 것은 연초 목표에 크게 미달했기 때문이다. 샤오펑은 올해 2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11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12만2000대에 그쳤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간 목표의 60% 밖에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가격 할인에 앞장 선 것은 BYD다. 올해 3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운 BYD는 12월 한달 간 내연기관 자동차를 소유한 고객이 자사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연료비 보조 명분으로 2만 위안을 제공한다. 또 자사 일부 모델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5000~1만8000 위안을 할인하고 있다.
리오토(리샹)는 12월 한시적으로 연 2.5% 할부금융 상품을 내놨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할인 금액은 최대 3만6000 위안에 달한다. 립모터(링파오)는 12월 한달 간 자사 'C11' 모델에 대해 보증금 5000위안 지원에 더해 5000위안 현금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즈지자동차도 12월 한시적으로 자사 LS6 모델 구입시 현금 1만2000 위안 즉시 할인 등 최대 3만7600 위안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 자체 브랜드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과 도요타, SAIC-GM 등 합작 브랜드와 해오 브랜드이 1만 위안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펑파이는 12월 한달 간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업체가 20여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대해 '제 살 깎아 먹기식'영업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미국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정책하면서 촉발된 중국 전기차 할인 행사가 1년 내내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융 네타(눠자)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매월 얼마나 더 많은 차를 팔았는지 보여주는 주간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이익 감소 심지어 마이너스 이익이 발생하는 판매량은 가치가 없다"라며 중국 자동차 업계의 할인 경쟁의 세태를 비판했다.
천위둥 보쉬 차이나 대표는 "가격 할인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5년 이내 중국 완성차 업체의 80% 정도가 폐업 등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추이동수 중국 승용차협회(CPCA) 사무총장은 "일부 대형 기업이 이익을 활용, 강력한 가격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규모가 되는 업체의 할인 행사는 판매(매출)를 늘리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며 할인 행사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선 내년에도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기차 업체에겐 잔인한 해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2024년 중국 전기차 시장의 키워드가 '가격 경쟁'이 될 것이며, 할인 전쟁은 경쟁 제거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