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국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RRR)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RR를 낮춰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RRR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RRR 인하 시 시중 은행권의 유동성 공급 능력이 커진다. 통상 0.5%포인트 당 1조2000억 위안 가량의 여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4일 인민은행이 공개한 2023년 10월 금융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위안화 대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58억 위안 늘어난 7384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기업 대출이 전년 동월 대비 537억 위안 늘어난 5163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장기 대출과 어음 융자 부문에서 3828억 위안이 증가하면서 기업 대출이 증가했다.
반면 가계 대출은 전년보다 346억 위안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단기 대출이 1053억 위안 감소했고, 중장기 대출은 707억 위안 증가했다. 중장기 대출에는 부동산담보대출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2개월 연속 가계대출 가운데 중장기 대출이 늘고 있지만 증가 폭은 9월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저우마오화 광다은행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가계 중장기 대출 2개월 연속 증가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딜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조치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빈 민성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달리 "10월 부동산 매매 거래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집값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면서 이는 부동산시장 회복이 여전히 더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진단했다.
제일재경은 기업 대출과 관련해선 금리 인하 효과가 확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어음 융자 금액이 전년 대비 1271억 위안 증가했는데 이는 금리 인하에 따른 할인율 감소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10월 기업 단기 대출이 감소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0월 말 기준 중국 광의통화(M2) 잔액은 288조23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고, 협의통화(M1)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67조4700억 위안, 본원통화(M0)는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10조8600억 위안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일재경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M2와 M1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고 실질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중앙은행이 보다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왕이펑 광다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앙 정부 국채 발행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만기 도래 등을 감안,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우 광다은행 연구원은 "취약계층 지원 등 연말 재정상황이 다소 혼란할 수도 있다"며 중앙은행이 RRR 하향 조정 등 통화 도구를 사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전망했다.
밍밍 중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 중앙은행이 RRR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오는 15일 8500억 위안 규모의 1년물 MLF가 만기 도래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MLF 금리를 2.5%로 하향 조정한 뒤 동결하고 있다. 시장에선 인민은행이 MLF 자금 금리를 동결한 후 RRR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위안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전격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