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인하 폭은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특히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동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만기 LPR을 연 3.345%에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동결했던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지난 6월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2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인하한 셈이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출 및 수입 실적 등 주요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있어 금리 인하는 예견돼 왔다.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 침체된 내수 시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인하 폭은 시장 전망에 벗어났다. 시장에서 경제 상황을 감안, 0.15% 이상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무엇보다 5년 만기 LPR는 연 4.2%로 동결했다. 5년 만기 LPR는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다.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인민은행은 5년 만기 LPR를 동결했다.
이와 관련 중국 내부에선 지난 18일 인민은행과 금융감독관리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간의 회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회의 이후 "주요 금융기관들은 책임을 지고 대출을 늘려야 하며 대형 국유은행은 계속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규제 당국과 금융 기관은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위기 모니터링과 통제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내용의 키워드는 크게 '안정', '최적', '지속' 3가지다.
우선 7월까지 신규 위안화 대출액은 16조1000억 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조6700억 위안 증가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2(광의통화)와 사회금융, 대출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중국 금융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1년 만기 LPR만 0.1%포인트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 시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미다. 이는 또 지속적으로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쉽게 말해 파격적으로 금융 및 통화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결국 올해 성장목표인 '5%안팎' 달성이 자신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외화 이탈을 막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다만 5년 만기 LPR 동결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부양되지 않을 경우 내수가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 내부에선 5년 만기 LPR 인하를 내심 기대했다.
이와 관련 중국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하겠다는 중국 최고 지도층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