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옐런과 판궁성 인민은행 당 서기 만남 주목

  • 등록 2023.07.10 08: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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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외환관리국 부국장 출신 쉬안창넝 인민은 부행장 동석
중국 내 美 전문가들 미국의 진정성 여전히 의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6일부터 9일까지 중국을 방문,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선 디리스킹이 곧 디커플링이라는 시각이 여전해 양국 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환구시보와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옐런 장관의 방중 결과에 대해 양국 간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서로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 측면에서 성과가 있다고 10일 분석했다.

 


◆中, 옐런 방중 긍정적 평가

제일재경은 옐런 장관이 리창 국무원 총리 등 경제 핵심 라인과 회동, 중국과 미국의 상호 이익 및 상생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한 것은 글로벌 경제 및 양국 경제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줬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9일 중국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중대한 이견들이 있으며, 이 같은 이견을 다루는 데는 분명하고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모두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며 "양국은 평화와 번영의 측면에서 공동 이익을 진전시키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옐런 장관이 생산적인 회담으로 중국 일정을 마무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과 미국의 이견을 관리, 조율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 준 일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미 고위 인사가 나흘간 베이징에 머물며 리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류허 전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등 중국 경제 핵심 라인과 회동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양국 간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았다는 게 중국 매체들은 시각이다.


◆미·중 무엇을 논의했나
옐런 장관은 7일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리 총리와 회담했다. 이후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당 위원회 서기와 회동했다. 다음 날인 8일에는 허리펑 부총리와 류허 전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과 만났다.


옐런 장관 방중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일정은 판 서기와의 만남이다. 판 서기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차기 총재(행장)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인민은행은 7일 오후 판 서기와 옐런 장관이 회동했다는 내용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 인민은행은 경제와 재정 등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이견을 교환했다고만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매체들은 미국은 부채(국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억제하기 위해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중국의 미 국채 보유 등에 대해 협조를 구했을 것이라는 게 중국 측의 분석이다.


실제 옐런 장관과 판 서기 간 회동에 국가외환관리국 부국장 출신인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행장이 동석했다. 그는 뉴욕 월가의 사모펀드 등에서 일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기획위원과 기관감독부 부국장을 역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옐런 장관이 미국 국채에 대해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디커플링=디리스킹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 측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단어만 바꿨을 뿐 변한 게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옐런 장관의 관점에서 보면 디리스킹이 합리적이지만 중국 입장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기 위해 중국 이외의 국가(지역)로 생산을 이전하는 것 자체가 탈동조화(탈중국화)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제조 및 생산 이전은 기업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움직임은 정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이전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약화를 초래, 결국 더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선이 복단대 교수는 "중·미 관계 악화의 핵심은 미국의 왜곡된 정치에 있다"면서 "미국 정치권이 태도 변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는지가 양국 관계 개선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의 제로섬 게임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중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류웨이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실용적인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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